장애 학생 학부모들 또 무릎 호소…“특수학교 설립 승인하라”
작성 2025-08-28 11:56:06
업데이트 2025-08-28 15:12:57
성진학교 설립 계획 ⓒ사진=서울시교육청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또 무릎을 꿇고 공립 특수학교 설립 승인을 호소했다. 지난 2017년 서울 강서구 특수학교 ‘서진학교’ 설립 추진 당시 주민 반발에 부딪혀 ‘무릎 호소’에 나섰던 일이 다시 반복됐다.

지난 27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전국통합교육학부모협의회·한국중증중복뇌병변장애인부모회 등 장애 학생 학부모 150여 명은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회는 성진학교 신설안을 지체 없이 승인하라”며 무릎을 꿇었다. 이날 체감온도는 33도를 오르내렸다.

성진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폐교한 성수공업고 부지에 지체 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특수학교다. 현재 교육부·국토교통부·교육청의 심사·심의를 통과한 상태며 내달 9일 시의회 상임위원회를 거쳐 같은 달 12일 최종 심의·의결만 앞두고 있다.

학부모들은 시의회가 지역의 반대 여론에 편승해 성진학교 설립을 승인하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성동구 일부 주민들은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 설립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을 지역구로 둔 황철규 서울시의원도 성진학교 위치를 옛 덕수고 터로 옮기고, 성수공업고 부지에는 일반고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부모들은 “지난 2016~2017년 극심한 지역갈등을 불러일으킨 강서구 특수학교, 서진학교 사태를 똑똑히 기억한다”며 “8년 여의 세월이 지난 지금, 또다시 그때와 판박이 상황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에 불안하다”고 말했다. 서진학교는 당시 장애 학생 학부모들이 ‘무릎 호소’ 나선 후 여론의 힘을 얻어 가까스로 설립을 확정 지었다.

이들은 “이번 심의에서 (설립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보류를 할 수도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며 “짧게는 한두 시간, 길게는 서너 시간까지도 걸리는 원거리 통학을 하면서 특수학교 설립을 하루라도 앞당기려 애태우는 장애학생과 그 가족에게 날벼락 같은 소리”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특수학교 통학 현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지역 특수학교 학생 4270명 중 354명(8.3%·순회교육 제외)이 등교에 1시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등교 시간이 2시간이 넘는 학생도 9명이나 됐다. 매일 학교를 오가는 데 왕복 4시간을 쓰는 셈이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8곳(금천구·동대문구·성동구·양천구·영등포구·용산구·중구·중랑구)에는 특수학교가 아예 없다.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는 7개 자치구(강동구·관악구·구로구·노원구·마포구·서대문구·서초구)에 몰려 있어 동북권역에 특수학교 설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학부모들은 “이 시점에서 혹여라도 시의회가 심의를 미루려 한다면 묵과하지 않겠다”며 “내 집 가까이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닐 수 있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장애 학생과 그 가족을 생각한다면 절대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시의회 본회의 참석을 앞두고 학부모들을 만나 “차질 없이 성진학교 설립이 진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는 모습을 재현하게 된 것에 대해 지극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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