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사람들은 지금
인공지능은 결코 인간 지능을 이길 수 없다
"인공지능은 결코 인간을 이길 수 없습니다." 대표적인 인공지능 철학자인 김재인(56)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HK 연구교수는 시대를 거스르는 학자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전 국민을 AI 전사로 만들겠다'고 공표하는 등 인공지능 대세론을 넘어 '만능론'을 향해 가는 시대, '인공지능은 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기술과 관련된 철학을 연구하는 그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주목받는 연구자이자 작가다. AI 바둑 기사 '알파고'가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을 4승 1패로 이겨 전 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던 2017년,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를 앞서 성찰한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동아시아, 2017)를 펴내기도 했다.  그런 그의 '낙관'에는 전제가 있다. 지난 18일 구로동 넷마루에서 만난 김 교수는 "인공지능이 절대 모방할 수 없는 '인간다움'을 지킨다면 가능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의 지능은 인간의 지능 활동 일부를 흉내 내는 것일 뿐 '지능'이 아니다"라며 "지금 중요한 건 어떻게 인간의 인간다움을 지킬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패, 비효율이 인간 지능의 핵심 -인공지능은 지능이 아니라는 말씀이 인상 깊습니다. "분명한 사실입니다. 인공지능의 학습 과정인 '머신러닝' 과정을 생각해보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어째서요? "머신러닝은 쉽게 말해 데이터 사이의 패턴을 읽어내는 겁니다. 아주 뛰어난 버전의 엑셀 같은 거죠. 물론 대단한 일이지만, 인간의 지적 활동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이걸 이해하기 위해선, 인공지능과 인간의 본질적인 차이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어떻게 다른가요. "두 가지가 다릅니다. 첫째, 이미 존재하는 사실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데이터 사이의 패턴을 읽어낸다는 건 기존의 정보를 인정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정말 이게 정답인가' 하는 식의 고민은 하지 않죠. 인간의 지적 활동과 그로 이룩한 성과들은 이완 반대 방식으로 성장해 왔어요. 기존의 통념, 사회적 제도에 대해서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 왔죠. 실제적인 변화도 만들고요. 그 과정에서 실패와 비효율이 일어나지만, 그게 결국 인간을 성장시킨 겁니다.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인정하고 빠르게 습득하는 걸 최우선시하는 인공지능의 학습 방식으론 불가능한 일이죠." -두 번째 차이점은요? "앞서 말한 것과 연결돼 있는데, 지적 활동과 효율성의 관계가 다르죠. 인공지능의 탁월함은 효율성에 달려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얼마나 빠르게 처리하느냐가 중요하죠. 다시 말해 실패나 비효율을 허용하지 않는 거예요. 하지만 인간의 지적 활동은 다르죠. 과거엔 없던 새로운 생각을 통해 성장한다는 건 그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수많은 실패를 받아들인다는 거예요. 아니, 그를 통해서만 성장하는 거죠." -왜 그런 차이가 생겨날까요. "인공지능엔 없지만, 인간에겐 있는 게 있기 때문이죠." -그게 뭔가요? "바로 몸입니다." -몸이요? "인공지능과 달리 인간은 신체를 가집니다. 정신적 활동이 정지해도 죽지만, 신체활동이 정지해도 죽습니다. 생존을 위해 몸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 아직 파악하지 못한 잠재적인 위험이나 가능성이 있는지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합니다. 몸이 없는 인공지능은 그럴 필요가 없죠. 최대한 에너지를 덜 쓰는 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일이니까요." -정반대로 움직이는 셈이네요. "그렇죠. 똑같이 과거의 지식을 배우는 데에서 시작하더라도, 인간의 지능과 인공지능은 전혀 다릅니다. 인간은 과거의 지식을 배움과 동시에 무너뜨리기도 하지만, 인공지능은 그저 과거의 지식을 받아들여 인간보다 빠른 속도로 처리할 뿐입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도태된다면 그게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보다 우월해서는 아닐 거란 얘깁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인간적 지능을 지키지 못할 때 인공지능에 도태될 겁니다. 지금도 그런 징조는 계속 보이고 있어요." ◇AI 시대, AI 없이 사고해야 살아남는다  김재인 교수는 "인공지능이란 말부터 틀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공지능이란 말 자체가 '컴퓨터의 능력이 인간의 지능과 비교될 수 있는가'라는 고민을 바탕으로 탄생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이란 말이 처음 등장한 건 1956년 미국에서였는데, 존 매커시라는 컴퓨터 과학자가 학술 회의를 준비하며 연구 보조금을 받기 위해 당시 통용되던 '컴퓨터 학습' 등의 용어 대신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단어를 등장시켰다. 이를 두고 프로그램 개발이나 컴퓨터 성능 향상 등 기존에 존재하는 연구 제목을 붙이기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연구처럼 보여 연구비를 따내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시 미국 학계에선 새로운 연구 주제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인간 지능의 본질적 특성을 되찾기 위한 고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간은 '공동 뇌'로 사유하는 유일한 존재"라며 "인간 지능의 특별함을 지키기 위해 공동 뇌를 살려 나가야 한다"고 했다. -공동 뇌가 뭔가요. "말 그대로 공동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뇌(지능)라는 뜻입니다. 인간의 지적 활동의 모든 역사가 공동 뇌 그 자체입니다. 인간은 신체를 통한 직접 경험, 지식 전승을 통한 간접 경험을 모두 하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동물들이 일부 삶의 지혜를 부모로부터 배우긴 하지만, 상징이나 언어 등을 통해 정확하게 선대나 동시대의 타인이 쌓은 지식을 공유받는 건 인간뿐입니다. 인간이 문명을 이룰 수 있던 것도 이 공동 뇌 덕분이죠." -인간의 지적 활동은 타인과 함께 성장해 왔단 뜻이군요. "맞습니다. 인간 공동 뇌 보존과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연대'입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인간은 다시 이 공동 뇌로 선대의 기억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개인과 집단이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상호작용을 할 때 인간은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폭발적인 지적 성장을 이뤄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지능은 과거를 답습하며 멈춰 선 것이라면, 인간은 열려 있는 존재이면서 늘 최첨단을 달리는 거죠."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없는 이유군요. "맞습니다. 인간이 '퍼스트 무버'고 인공지능이 '패스트 팔로워'인 이유죠. 문제는 인간이 이런 공동 뇌 활동을 잃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점점 사고 과정 자체를 인공지능에 맡겨버리니까요. 인간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지능을 인공지능에 위탁하는 겁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공동 뇌를 다시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야죠. 가장 먼저, 기본적인 사고 과정을 인간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가령 글쓰기, 암기, 계산 등을 가능한 직접 해보는 거죠. 인공지능의 도움이 필요한 모든 일을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인간 지능의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기초 역량이 필요한데 이런 기본적 사고 활동이 그런 힘을 길러주니까요. 그렇기에 학교가 중요합니다." -학교요? "학교는 공동 뇌를 키우기 가장 좋은 공간이죠. 역사상 늘 그래왔어요. 선대가 남긴 지식을 배우면서도 비판 정신을 살려 토론하고, 마음껏 실패할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국내 학교는 지적 발산보다 암기 중심의 교육만 이뤄진단 지적도 있는데요. "암기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에요. 보통 새롭고 대단한 지식은 비범한 천재 한 명이 번뜩 만들어내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존 인류가 쌓아온 축적된 지식에 새로운 요소 하나를 보태는 겁니다. 즉, 공동 노력의 산물이에요. 기존의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또 기초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암기하고 받아 쓰고 하는 일은 도움이 되죠. 중요한 건 여기서 끝나지 말고, 이를 지적 능력 향상을 위한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겁니다." -비판적 사고, 실패 이런 것들이 필요하겠군요. "그렇죠. 학교는 이중성을 가진 공간이에요. 선대의 지식 배우고 그 과정에서 기초 사고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과거를 비판적으로 보고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고 마음껏 실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암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학교가 공동 뇌 육성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문제죠. 사람들이 점점 기초 사고력조차 인공지능에 의존하고 있는 걸 심각하게 봐야 합니다." -인공지능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시나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인공지능 활용이 꼭 필요하기에 이런 기초 사고력과 공동 뇌 보존이 중요한 거죠. 인간의 기계 사용 능력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이뤄집니다. 본인의 역량이 높을 때, 기계는 더욱 큰 무기가 될 겁니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 지금 인공지능 없이 생각할 수 있는 맨몸의 역량을 키워 놓아야 합니다." -맨몸의 역량이요. "인간 지성을 최대화할 기초 체력으로, 이걸 기르는 데 집중하는 시기가 꼭 필요합니다. 인간적 지능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학생은 물론 성인도 계속해서 그런 훈련을 해야 해요. 그래야만 인공지능이 내놓는 지식과 판단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인지하고, 그를 체크할 수 있죠. 그때, 그 어떤 인공지능에도 지지 않는 인간 지능이 생겨나는 겁니다." 김 교수는 "인간 지능을 지키면 그 어떤 인공지능에도 지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인간 지능의 핵심은 '연대'다. 선대는 물론 동시대를 사는 동료와 힘을 합쳐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힘이다. "인간에겐 인공지능과 달리 몸과, 그 몸으로 협력할 수 있는 동료가 있습니다. 인공지능조차 인류 전체가 힘을 합쳐 만들어낸 기술일 뿐이에요. 인간다운 학습을 포기하지 말고, 공부하는 힘을 키워가야 해요.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인간다움을 지켜야만 인간의 생존과 번영이 보장될 겁니다." 김재인 교수는 서울대학교 미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철학과 철학 박사 現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HK연구교수 前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웹진X> 편집위원장 前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연구 저서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을 다시 묻다>, <AI 빅뱅>, <인간은 아직 좌절하지 마>, <공동 뇌 프로젝트> 등
[더팁스칼럼] 부자들에게만 두 개의 얼굴이 있다
“젠슨 황 테이블 좌석 이용 시간을 제한합니다. 방문하시는 분들 좋은 기운 받아가세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경주 APEC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치킨회동’을 한 가게에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당일 밖에서 세 거물의 치킨 회동을 지켜보는 시민들로 치킨집 앞이 북새통을 이루더니,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기 받으려는’ 시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점주가 해당 자리 이용 시간에 제한을 걸었다. ‘이재용 기운 받아간다’는 포스팅도 화제가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방문한 한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이 회장이 준 현금 팁 5만원을 쓰지 않고 ‘대대로 보관’하겠다고 올렸다. 그는 코팅까지 한 돈을 “평생 쓰지 않겠다”고 했다. 세계 최고 부자들의 소탈한 모습은 단연 APEC 기간 중 큰 화제였다. 특히 재벌가 자제인 이 회장, 정 회장과 달리 자수성가한 젠슨 황 CEO에 대한 ‘회고담’도 속속 올라왔다. ‘2000년대 초 용산 전자상가에 혼자 영업하러 자주 왔다’는 식이다. 젠슨 황이 사업 초기 직접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여러 나라를 직접 찾아다닌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황 CEO도 이번 방한에서도 “한국 PC방 덕분에 엔비디아가 성장했다”고 했다. 코스피 최고가를 경신하고, 국민연금은 최고 실적을 내놨다.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 행사도 악조건 속에서도 훌륭히 치러냈다. 세계 정재계 수장이 한국을 찾아 ‘대한민국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든 걸 보며 야당조차 존재감을 잃을 정도의 분위기다. 그러나 이들의 소탈함은 철저히 짜여진 ‘쇼 비즈니스’다. 오해는 금물이다. 쇼 비즈니스라고 해서 그것이 모두 ‘사악한 거짓말’이란 뜻은 아니다. 홍보해야 할 지점을 잘 아는 유능한 비즈니스의 일환일 것이다. 그러니 이제 생각해야 할 것은 그들의 거짓이 아니라 우리 안의 모순이다. 부끄러움 없이 세계 최고의 부자를 ‘추앙’해도 되는 사회, 그들의 ‘기를 받겠다’는 것이 모두의 공감대를 받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노골적으로 부를 선망하고, 부자를 추앙하는 사회에서 평등과 약자에 대한 가치는 쉽게 무시된다. 같은 시기 ‘산재 사고’로 20대 청년이 목숨을 잃은 ‘런던베이글뮤지엄’은 피해자 유족과 합의를 진행했다. 산재 신청을 취하한 것이다. 보도 이후 유족과 거액으로 합의했을 거라며 다시 유족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밀려나왔다. 이태원 참사에 정권이 바뀐 이후 처음으로 추모 사이렌이 울렸으나 ‘시끄럽다’는 민원이 많이 접수됐다. 노조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새벽배송을 중단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자마자 ‘귀족노조’와 ‘현실 모르는 좌빨’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각종 커뮤니티를 뒤덮었다. 세계 최고 부자들에게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냉철하고 불도저같은 면모와 소탈함이 존재할 수 있다면, 약자들의 얼굴도 입체적일 수 있다. 쉬운 논리다. 아들의 때 이른 죽음이 원통하지만, 이미 남은 삶을 ‘대의’를 위해 투쟁에 바치기보다 적당한 선에서 사과와 보상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 하나 더 있다. 한 가지 주장은 다른 면을 모두 지우는 게 아니다,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있다. ‘새벽배송을 재검토해야한다’는 주장은 지금 당장 새벽배송을 금지하자는 주장이기보다, 소비자가 편리함을 누리고 플랫폼이 막대한 수익을 얻는 사이 그 위험부담과 수익은 누가 갖는지를 제대로 검토해보자는 사회적 대화의 시작일 수 있다. 새벽배송이 편리한 것과, 새벽배송이 노동자를 죽이는 일은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5만원을 팁으로 선뜻 줄 수 있는 재력을 가진 이재용 회장이, ‘익숙한 닭뼈 발골 테크닉’을 가질 정도로 야무지게 치킨을 뼈까지 뜯어먹을 수 있단 걸 함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부자들에겐 두 개의 얼굴이 있을 수 있다. 사악하거나 소탈하거나. 약자들은 약자로만 존재한다. 대한민국에선 아직이다.
핫이슈
[The Tibs X FCL] 내 퇴직연금 자동 운용 장치, ‘디폴트 옵션’
퇴직연금, 쌓여만 가는 ‘잠자는 돈’? 퇴직연금은 은퇴 후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중요한 자금 중 하나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운용 실태는 그 중요도에 비추어 볼 때 잘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형) 가입자의 62.7%가 적립된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익률은 연 2%에서 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퇴직연금 적립금 중 82.6%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돈은 쌓이고는 있지만, ‘원리금 보장형 방치’ 상태로 인해 수익이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돈은 노후를 위해 불어나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돈이 되어버렸으며, 충분한 노후 대비가 어려운 상황이다. 왜 ‘디폴트옵션’이 필요할까? 퇴직연금 자산을 방치하는 것은 결국 노후에 소득 부족과 불안정한 생활을 초래한다. 기존의 연금 운용 방식은 낮은 수익률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되어 있으며, 운용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유로 많은 가입자가 적극적인 자산 관리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낮은 수익률이 고착화되어 노후 소득 확보가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디폴트옵션 운용 방식이다. 디폴트옵션은 전문가가 설계한 자동 포트폴리오를 통해 연금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보다 더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결론적으로,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연금 관리에 무관심하거나 소홀하더라도 연금 자산이 스스로 알아서 굴러가도록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가입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노후 자금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폴트옵션, 이렇게 자동으로 굴러간다 디폴트옵션은 DC형과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며(DB형 제외), 기존 상품의 만기 2주 전 안내 문자를 통해 운용 지시 여부를 확인한다. 만기 이후 4주 동안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해당 계좌는 디폴트옵션으로 자동 전환되며, 이후 4주가 지나면 자동 투자가 시작되는 구조다. 디폴트옵션 이렇게 선택한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위험도에 따라 자산 구성이 달라진다. 초저위험은 예금 100%라 매우 안정적이고, 저위험은 예금 70%·펀드 30%, 중위험은 예금 30%·펀드 70%로 구성된다. 고위험은 펀드 100%라 수익 가능성은 크지만 변동성도 크다. 따라서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준비하려면 장기적으로 성장형 자산(중위험, 고위험)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적립금은 2024년 말 기준 40조 원을 돌파했고 지정 가입자 수도 630만 명을 넘어섰다. 제도 시행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디폴트옵션 운용금의 약 88%가 초저위험형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제도 이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원리금 보장형 운용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디폴트옵션, 아직은 출발선이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수익률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제도이다. 하지만 현재 이를 활용하는 가입자는 10% 미만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대부분 초저위험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 이는 제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불어나는 든든한 연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단순한 가입을 넘어 디폴트옵션을 향한 더 깊은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경대학교 금융소비자연구회(FCL)는 금융정보공학과 박원주 교수가 지도하는 학생 중심 금융 연구회로, 어려운 경제 금융 소식을 독자 여러분께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격주 1회 콘텐츠를 발행합니다. *외부 기고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The Tibs X FCL] 대규모 해킹 시대, ‘생활보안’이 답이다
2025년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일어난 해킹 사태는 누구나 해킹 피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제 스스로 정보를 지키셔야 합니다. 올해 대기업에서 3건의 해킹이 발생하며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는 보안 관리 부실, 대응 체계 부재가 지목되었습니다. 결국 일상 생활 속 보안 습관만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올해 있었던 사건들은 전부 피해 규모가 굉장히 컸으며 각각의 사건들은 보안 관리 부실, 통신망 취약, 내부 모니터링 실패가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만약에 피해를 입었다면 정보가 새 나갔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2차, 3차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보안을 지키는 법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며 누구나 습관만 잘 들이면 피해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해킹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커지기 때문에 해킹이 의심되면 최대한 빠르게 신고해 더 큰 피해를 막아야 합니다. 서경대학교 금융소비자연구회(FCL)는 박원주 금융정보공학과 교수가 지도하는 학생 중심 금융 연구회로, 어려운 경제 금융 소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카드뉴스를 발행합니다. *외부 기고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챗GPT로 답안 작성”…연세대 집단 ‘AI 커닝’ 파문
서울 연세대학교 한 강의의 중간고사에서 집단적인 부정행위 정황이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부정행위를 했다고 지목된 학생들 상당수는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답안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연세대 등에 따르면 신촌캠퍼스의 3학년 대상 수업 '자연어 처리(NLP)와 챗GPT' 담당 교수는 최근 "중간고사에서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다수 발견됐다"고 공지했다. 자연어 처리와 거대언어모델(LLM) 등 생성형 AI의 작동·개발 원리 등을 가르치는 이 수업은 약 600명이 비대면으로 수강한다. 지난달 15일 치러진 중간고사 또한 온라인 사이트에 접속해 객관식 문제를 푸는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학교 측은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응시자에게 시험시간 동안 컴퓨터 화면과 손·얼굴이 나오는 영상을 찍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컴퓨터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끔 의도적으로 각도를 조정해 촬영하거나, 화면이 아닌 다른 곳을 계속 쳐다보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고 한다. 시험 도중에 인터넷, AI로 답안을 검색하는 것으로 의심될 만한 장면이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 담당 교수는 "부정행위를 자수하는 학생은 중간고사 점수만 0점 처리하고, 발뺌하는 학생은 학칙대로 유기정학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수강생 40여 명이 교수에게 연락해 부정행위를 했다고 인정했으며 이들 상당수가 AI를 사용해 답안을 작성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성형 AI가 대중화된 지 3년이 지났지만 대학가의 혼란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AI 성능이 빠르게 고도화되며 학습 보조 도구 수준을 넘어선 상황에서, 학교의 AI 사용 정책이나 윤리 기준 논의는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4∼6년제 대학생 726명 중 91.7%가 과제나 자료 검색에 AI를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대학 131곳 중 71.1%는 여전히 AI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AI 시대의 교육과 평가 방식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AI의 적극적인 사용을 허용하되, 출처를 투명하게 밝히게 하자는 등의 제언이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 소장은 "AI 결과물뿐 아니라 개인 의견을 적어내게 해 비판적 사고를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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