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팁스칼럼] ‘실전 정치 교육의 장’ 대선, 품격 있는 정치가 필요한 때
작성 2025-05-27 18:15:21
업데이트 2025-05-29 10:25:41
ⓒ 민주노동당tv 화면 캡쳐

지난 26일, 민주노동당 공식 유튜브 계정인 ‘민주노동당TV’에 ‘정릉초 어린이 여러분의 제안에 답합니다’ 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정릉초 6학년 4반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보낸 다섯 가지 정책제안에 대해 권영국 후보의 공식 답변이다. 학생들이 제안한 공약은 △아동기본법 제정 △낙후 초등학교 시설 개보수 △주4일 등교제 △초등학생 학원 수강 시간 오후 8시 규제 등 다섯 가지로, 권 후보는 영상에 직접 나서 모든 내용에 대해 답했다.

1분 53초 가량의 짧은 영상이지만 반향은 컸다. 해당 정책은 학생들이 직접 정책을 내고 토론한 후 다섯 개를 추린 것이다. 학생들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적이 진짜 있는 것 같다”며 “열심히 토론해 만든 것에 대해 답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담임교사조차도 수업의 일환으로 해당 활동을 했으나 후보자로부터 직접 답변을 받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담임인 김한민 정릉초 교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후보에게 보냈으나 후보자가 직접 답변을 보내온 건 권 후보가 유일하다”고도 했다.

조기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후보들이 앞다퉈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아쉬운 것은, 유력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 더 많은 국민들의 뜻을 담거나 자신의 공약을 명확하게 내걸기보단 ‘표심 이탈’을 막기에 급급하단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표권이 없거나 분명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지만 그 수가 적거나 힘이 약해 소외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사라진다. 그 과정에서 남은 것은 서로를 향한 네거티브 공격 뿐이다.

전국민이 지켜보는 TV 토론에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루머, 낭설을 언급하면서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데 집중하거나 정책의 구체적인 내용을 토론하는 게 아니라 말꼬리를 잡는 일이 반복된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해묵은 ‘소방관 갑질’ 논란을 다시 끄집어내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고,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탈원전 정책에 ‘원전에 직접 가봤냐’는 식의 본질과 동떨어진 흠집내기 식 논쟁이나 ‘형수님 논란’ 등만 계속해서 불을 지폈다. “애들이 뭘 보고 배우겠느냐”는 한숨이 나올 정도의 처참한 수준이다.

대선은 실전 선거인 동시에 아주 중요한 정치 교육의 장이다. 우리나라가 지향하는 정치가 어떤 것인지, 정치인의 어떤 발언이 국민들의 표심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다음 세대는 물론 모두가 똑똑히 목격하는 무대다. 미래에 대한 아젠다 없이 수준 낮은 말싸움으로 점철된 대선 판국에서 권영국 후보가 보여준 태도는 ‘정치 교육이 무엇인가’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대선에선 당선 가능성이 없을지라도, 학생들에게 보여준 ‘정치 교육 대통령’으로서의 선거에는 단 한 명의 후보만 제외하고 모두 불참한 셈이다. 인생은 실전이고, 대선도 그러하다. 실전이 가장 좋은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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