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인플루언서로 먹고 살기] 백만 인플루언서 아니어도 “먹고 삽니다”
작성 2024-10-31 08:33:11
업데이트 2024-12-13 10:02:09

리사

뷰티 인플루언서 리사는

인스타그램 lisalog__ 와 유튜브, 블로그 등을 합해 약 9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뷰티 인플루언서. 부캐는 일본어 번역가. 20년차 ‘코덕(화장품 매니아)’이다.

한때 직장생활도 했으나 사랑하는 고양이가 있는 집에서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연재

① 팔로워 ‘백만’ 아니어도 먹고 삽니다

② 이제는 시작하라: 시작 전에 이것만은 꼭

③ 나만의 킬링 컨텐츠 찾기

④ 일은 가려받자

④ 나만의 루틴 만들기

 

뷰티 인플루언서로 살기 : 백만 유투버만 돈 벌까?

나는 ‘뷰티 인플루언서’다. 흔히 인플루언서라고 하면 ‘이사배’, ‘쯔양’, ‘빠니보틀’ 등 공중파 방송에 출연하며 연예인에 준하는 인기를 얻는 인물들을 떠올리기 쉽겠지만, 안타깝게도 내 팔로워 수는 그들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10년 넘게 운영한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유투브, 틱톡을 영끌해 모아도 약 9만 명. 백만 유투버까지 갈 길이 한참 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다. 컨텐츠 하나에 광고비로 수백에서 수천을 받는다는 백만 크리에이터는 아니지만, 코덕의 생활을 즐기며 돈을 벌 수 있는 덕업일치의 삶을 이루었다는 나름의 자부심은 갖고 산다.

내 ‘코덕(화장품 매니아)’의 역사는 약 2n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6학년,  갑자기 나타난 여드름 때문에 화장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당시 많은 일본 드라마 덕후들이 빠졌던 ‘고쿠센’을 보기 시작하면서 일본 패션뷰티에도 관심을 갖게 되며 매주 교보문고에 가서 ‘세븐틴’, ‘비테키’를 사들이는 덕후가 되었다. 미샤라는 브랜드가 막 점포를 늘리던 시기였고, 올리브영 같은 H&B스토어가 지금처럼 많지 않아 화장품을 사려면 명동 토다코사나 온라인몰을 이용해야만 했다. 그래서 고등학생 때 ‘체리야닷컴’이라는 인터넷 화장품 쇼핑몰(지금의 올리브영 같은 온라인 쇼핑몰. )을 애용했는데. 그때 구매 후기를 남기고(너무 오래되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케이트 아이브로우나 데메테르 향수였을 것이다)  스타벅스 상품권을 받았던 적이 있다. 누군가가 내 후기를 읽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고, 그때부터 일기는 안 써도 제품에 대한 후기는 조금씩 남기게 되었다. 대학교에 입학 후 싸이월드에 블로그 기능이 생기면서 블로그에 그런 기록들을 남기기 시작했고 바비브라운, 나스 등의 색조 브랜드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뷰티 블로거로 활동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블로거 겸 유투버로 지내고 있다. 싸이월드 서비스가 종료되던 마지막 해에 TOP 100에 선정되었으니 나름 ‘파워 블로거’도 찍먹해본 셈이다.

직업이 ‘블로거’, ‘유투버’라고 말하면 ‘파워 블로거’, ‘100만 유투버’를 떠올리면서 “그거 돈 엄청 많이 벌지 않아?”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제 네이버 파워 블로거 제도는 폐지되었고, 내 유투브 채널은 운영 기간에 비해 구독자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익숙한 얼굴의 80만, 100만 구독자의 크리에이터만 수익을 낼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대형 크리에이터의 경우 단가가 최소 수백-수천만 원을 호가하는데, 최근에는 이런 높은 광고 단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거나, 친근하면서도 솔직한 후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며 상대적으로 광고 단가가 낮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팔로워 수 1~10만 사이의 인플루언서)를 찾는 브랜드들이 많아졌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팔로워 수가 많지 않지만, 해당 크리에이터가 올리는 특정 주제를 선호하는 팔로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타겟팅이 훨씬 용이하고, 광고 단가도 더 낮게 책정이 되기 때문에 브랜드에서 이 부분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뷰티 크리에이터의 경우 영상 조회수 광고보다는 브랜드 광고 수익이 더 많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이런 부분을 공략해 덕업일치의 삶을 목표로 삼아볼 수 있겠다. 

뷰티 인플루언서 수익모델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누구나 유투브를 시작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며 ‘나도 해볼까?’라고 생각하는 코덕 구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에는 유투브에서 신규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많은 노출 기회를 주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으면 금방 10만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메이크업과 함께 남들이 따라하고 싶어지는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준다거나, 나만의 감성을 담은 영상미 넘치는 영상을 만든다던지,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타겟팅’과 진정성’이다.

대형 유투버의 경우 광고나 협찬템이 많아지면서 구독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광고 없는 내돈내산, 솔직한 팩폭 후기를 찾는 사람들을 주 시청 타겟으로 삼아도 좋다. 그렇다고 너무 독고다이로 나만의 길만 가서는 안된다. 시청자 타겟이 너무 좁아지면 구독자 수가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남들이 궁금해 하는 신제품도 보여주면서 (대부분의 뷰티 유투버가 올영 세일 컨텐츠를 만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거기에 나만의 포인트를 더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보정 없이 최대한 정확한 발색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고, 실제로 발색이 정확해 참고하기 좋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는 편이다. 정보 수집력이 좋아 틱톡 같은 채널에서 바이럴되는 제품을 빠르게 직구해 소개하는 컨텐츠도 종종 하는데 반응이 좋다.

뷰티 인플루언서의 수익 모델

유투브의 경우 보통 영상 조회수에 따라 수익을 가져간다고 알려져 있지만, 앞서 말했든 뷰티 분야의 경우 영상 조회수보다는 브랜드 광고 수익이 더 큰 편이다. 광고 종류는 크게 △제품 협찬, △PPL △브랜디드 △숏폼(릴스, 숏츠 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제품 협찬은 말 그대로 제작비 없이 제품만 선물로 받아 후기를 올리는 것이고, PPL은 전체 영상 속에 특정 시간 동안 해당 제품을 노출해야 한다. 최근에는 30초 미만의 경우 단순 PPL, 2-3분이 넘을 경우 기획 PPL로 구분한다. 브랜디드 영상은 영상 전체가 한 특정 브랜드나 제품을 홍보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숏폼(릴스, 숏츠) 등은 1분 내외로 길이가 짧아 대부분 브랜디드 광고로 진행된다. 비즈니스 진행은 브랜드와 직접 컨택해 주고 받기도 하지만 보통은 대행사를 통해 진행하게 되며, 채널이 성장할 경우 MCN과 계약을 맺고 MCN이 에이전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뷰티 인플루언서의 일상

뷰티 인플루언서라고 하면 풀메이크업에 예쁜 착장을 하고 행사장에서 멋진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올리는 삶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행사가 없는 날은 방구석에서 컨텐츠 공장을 돌리는 1인 자영업자일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 업체에서 온 메일을 확인하고, 화장대와 조명이 있는 방에서 하루종일 사진과 영상을 찍고 컨텐츠를 만들어 올린다. 원래도 주말에 밖에 안 나가는 극 ‘I’인지라 집에서 일하는 게 답답하지 않고, 혼자서 조용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게 이 직업의 장점이다. 내가 키우는 점식이와 하루종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작은 행복 중 하나다.

마감은 정해져 있지만 시간 조율이 자유로운 편인 것도 좋다. 전공인 일본어를 살려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하고, 한동안은 카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기도 했다. 지금은 시니어 요가 클래스 수업을 하면서 컨텐츠 제작을 계속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프리랜서라 수입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 컨텐츠 기획부터 업로드까지 나 혼자 진행하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는 점, 마감은 정해져 있지만 실제 작업은 내가 예상한 것보다 딜레이되서 밤낮이 바뀌기 쉽다는 점 등이 있다.

일하는 사람, 뷰티 인플루언서로서의 나

덕업일치의 삶이라는 단어가 마냥 행복하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몰린 마감을 해치우고 나면 ‘왜 한가하지? 다음 일이 안 들어오지?’ 하고 걱정하게 되는 서글픈 프리랜서다. 나만의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나는 ‘자영업자’라는 마인드도 필요하다. 혼자서 일하는 것 같지만 브랜드나 대행사와의 소통도 중요하다. 행사 시간에 30분 넘는 건 기본이며 마감일을 지키지 않는 크리에이터도 있고, 제품을 받고 잠수를 타버린다던지, 소위 말하는 연예인병에 걸려 엄청난 대우를 요구하는 크리에이터도 종종 있다.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 진입하는 한정된 시장에서, 이런 태도를 계속 유지하면 당신은 어느 순간 대행사의 리스트에서 사라지게 될지도 모른다. 브랜드는 내가 갑질하는 대상이 아닌 함께 협업해 컨텐츠를 만드는 고객사라는 걸 항상 염두에 두도록 하자.

 

앞으로의 연재를 통해 뷰티 인플루언서로서의 나의 덕업일치 라이프 꿀팁을 나눠보고자 한다. 시작 전에 필요한 것,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일정 관리 방법, 계약이나 의뢰 등을 따져볼 때 중요한 것 등 등을 다룰 계획이다. 앞으로의 연재를 따라오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굴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덕업일치 라이프’로 한발자국 다가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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