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연금, 쌓여만 가는 ‘잠자는 돈’?
퇴직연금은 은퇴 후의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중요한 자금 중 하나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퇴직연금 운용 실태는
그 중요도에 비추어 볼 때 잘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형) 가입자의 62.7%가
적립된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수익률은 연 2%에서 4%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퇴직연금 적립금 중 82.6%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묶여 있다.
돈은 쌓이고는 있지만, ‘원리금 보장형 방치’ 상태로 인해
수익이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 돈은 노후를 위해 불어나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돈이 되어버렸으며,
충분한 노후 대비가 어려운 상황이다.

왜 ‘디폴트옵션’이 필요할까?
퇴직연금 자산을 방치하는 것은 결국 노후에 소득 부족과 불안정한 생활을 초래한다.
기존의 연금 운용 방식은 낮은 수익률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집중되어 있으며,
운용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유로
많은 가입자가 적극적인 자산 관리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로 인해 낮은 수익률이 고착화되어 노후 소득 확보가 불안정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대안이 바로 디폴트옵션 운용 방식이다.
디폴트옵션은 전문가가 설계한 자동 포트폴리오를 통해 연금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보다 더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시장 상황에 따른 변동성도 효과적으로 관리하여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결론적으로,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연금 관리에 무관심하거나 소홀하더라도
연금 자산이 스스로 알아서 굴러가도록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가입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노후 자금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폴트옵션, 이렇게 자동으로 굴러간다
디폴트옵션은 DC형과 IRP 가입자를 대상으로 적용되며(DB형 제외),
기존 상품의 만기 2주 전 안내 문자를 통해 운용 지시 여부를 확인한다.
만기 이후 4주 동안 별도의 운용 지시가 없을 경우
해당 계좌는 디폴트옵션으로 자동 전환되며,
이후 4주가 지나면 자동 투자가 시작되는 구조다.

디폴트옵션 이렇게 선택한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은 위험도에 따라 자산 구성이 달라진다.
초저위험은 예금 100%라 매우 안정적이고,
저위험은 예금 70%·펀드 30%, 중위험은 예금 30%·펀드 70%로 구성된다.
고위험은 펀드 100%라 수익 가능성은 크지만 변동성도 크다.
따라서 노후소득을 안정적으로 준비하려면
장기적으로 성장형 자산(중위험, 고위험) 비중을 늘리는 게 좋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적립금은 2024년 말 기준 40조 원을 돌파했고 지정 가입자 수도 630만 명을 넘어섰다.
제도 시행으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여전히 디폴트옵션 운용금의 약 88%가 초저위험형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제도 이용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원리금 보장형 운용이 지속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디폴트옵션, 아직은 출발선이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수익률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제도이다.
하지만 현재 이를 활용하는 가입자는 10% 미만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대부분 초저위험형 상품에 머물러 있다.
이는 제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아직 충분히 자리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경 쓰지 않아도 저절로 불어나는 든든한 연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제 단순한 가입을 넘어 디폴트옵션을 향한 더 깊은 관심과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경대학교 금융소비자연구회(FCL)는
금융정보공학과 박원주 교수가 지도하는 학생 중심 금융 연구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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