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1타 강사가 말하는 ‘요즘 HR’ 핵심은 ○○○
작성 2024-12-27 11:20:08
업데이트 2025-01-03 15:38:11
지난 29일 비상교육에서 만난 최윤희 CP가 <더팁스>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더팁스

2300명. 23년간 최윤희 비상교육 CP 앞을 거쳐 간 면접자 수다. 비상교육에서 HR 업무만 16년을 담당하며 총괄책임에 오르기까지 구직자 채용 면접, 승진인사 위원회, HRD 교육, 조직문화 등 비상교육 인재관리 영역이라면 빠지는 곳이 없었던 셈이다. 이런 경험으로 그는 이미 HR 분야에서 손꼽히는 ‘베테랑’이다. 지난 2020년, 그간 쌓아온 인사 관련 노하우를 총망라한 책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인사 분야 ‘1타 강사’로 꼽히는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요즘 기업은 어떤 인재를 선호하는지 물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전과 같은 ‘정량 스펙’의 시대는 갔다”면서 두 가지를 꼽았다. 바로 ‘학습 민첩성’ ‘협업 능력’이다. 그는 “2300명 넘는 구직자를 만나보고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일방적 명령으로 업무하는 시대 갔다… 입사에도, 승진에도 중요한 ‘협업 능력’

-학습 민첩성이요?

“학습 민첩성이란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빠르게 배우고 적용하고 필요한 경우 빠르게 수정하는 능력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니 필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는 역량이죠. 이건 방향성을 제시하고 결정을 내려줘야 하는 리더나 시니어 직급에도 요구됩니다. 입사 후 회사에서 오래 살아남고, 인정받는 데도 필요한 능력이 된 거죠. 과거엔 이미 경험한 잘 아는 지식을 바탕으로 팀원들에게 지시하면 됐었는데, 이젠 어쩌면 신입사원이 리더보다 정보도 더 잘 찾고 트렌드에 밝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협업능력도 보는 거군요.

“맞습니다. 이제는 모든 기술이 고도화돼 한 사람이 한 프로젝트의 A부터 Z까지 다 할 수 없어요. 예를 들어 책을 만들려면 편집자와 디자이너가 협업해야 하고, 앱을 만들려면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가 힘을 모아야 하죠. 인사 채용도 마찬가지예요. 회사의 인재상을 만드는 사람과 실제 채용하는 사람, 각 부서의 고충을 듣는 사람들이 협업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면접 트렌드도 바뀌었습니다.”

-어떤 질문을 하나요?

“과거엔 구직자의 업무 성과를 주로 물었죠. 요즘은 ‘어떻게 협업했는가’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요. 이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일류 기업에서 더욱 빠르게 나타나는 트렌드입니다. 대표적인 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이죠. 면접에서 ‘타인의 성공에 기여한 경험’을 묻습니다. 물론 우리나라처럼 어린 시절부터 경쟁을 온몸으로 익혀온 문화의 사람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렇기에 그런 협업 능력을 갖춘 인재는 더욱 귀해지는 거죠.”

-인성이 더욱 중요해졌군요.
“맞아요. 그래서 주의하라고 하는 게 바로 면접장 밖의 행동입니다. 면접장으로 가기 위해 건너는 길부터는 면접장으로 생각하라는 말도 있죠. 실제로 면접자의 모든 행동을 다 지켜보고 있다는 뜻으로, 회사에서 내려오는 관찰 가이드도 따로 있습니다. 특히 공채 면접처럼 인원이 특히 많은 경우엔 면접 대기실에 모니터링 요원이 있으니 더 주의하세요. 세 발짝 앞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음료수 캔을 아무 곳에나 놓거나, 다 쓴 지우개 가루를 아무 데나 털어버리는 등 행동으로 면접을 잘 보고도 마이너스 점수를 받은 사람들을 많이 봤습니다.”

 

성장하는 인재의 한 끗 차이… ‘태도’

입사에 성공했다면 이제부터는 ‘성과 관리’가 중요해진다. 최윤희 CP는 직장인이 되는 데 성공했다면, 그때부터는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CP는 “요즘 이런 말을 하면 고리타분한 ‘꼰대’란 소리부터 듣는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주인의식은 회사를 분신처럼 생각해 개인의 삶을 버리고 충성하란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일’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뜻”이라고 했다.

-내 일에 대한 주인의식이란 어떤 건가요.

“누구나 마음속에 내가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싶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죠. 그 욕구에 집중하는 겁니다. 일을 하는 목표를 내가 맡은 일을 그저 시키는 대로 해서, 회사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외부적 요인에 두는 게 아니라 ‘나’로부터 찾는 겁니다. ‘이 문제가 일어난 이유가 뭘까?’,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를 계속해서 묻고, 이 일을 통해서 내가 성장할 방법을 찾는 겁니다. 모든 비범한 결과는 이런 질문에서 나온다고 봐요.”

-소개할 사례가 있다면요. 

“취업 준비를 하며 대학 조교로 근무했다는 한 구직자가 떠오릅니다. 이분이 다니던 학교엔 셔틀버스가 늘 연착한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셔틀버스를 타며 관찰하니 버스표를 하나하나 걷는 과정이 연착을 만든다는 걸 깨달았다고 해요. 그래서 학교에 버스표 수집 방법을 아주 단순화할 것을 제안했고 즉시 문제가 해결됐습니다.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직접 나서 문제 해결을 해본 거잖아요. 물론 이는 고용주인 학교에 도움이 되는 일이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의 성장 속도와 그저 주어지는 일만 하는 사람의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날 겁니다.”

도저히 주인의식을 찾을 수 없는 일도 있지 않을까요.

“그 고민의 첫 단계로 ‘어쩌면’을 제안합니다. ‘어쩌면 이 업무가 나에게 도움이 될지도 몰라’하며 배울 점을 찾아보는 거예요. 단순한 복사 업무만 주어진다고 합시다. 이 과정에서 야무지고 효율적인 문서 정리 방법을 배울 수도 있고, 문서를 읽으며 회사의 현재 사업 방향이나 리더들의 고민을 파악해보는 겁니다.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불가능하다면 오히려 ‘쿨한 이별’이 가능하겠죠.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회사나 업무와 내가 맞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고 다음 스텝을 더 명확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어떤 직무, 어떤 회사를 선택해야 하는 지를 더 명확히 알 수 있겠죠. 단순히 시간만 흘려보낸 사람은 얻을 수 없는 ‘성장의 꿀팁’입니다.”

-실패가 곧 성장의 어머니란 말씀인가요.

“실패도 성장으로 만들기 위해선, ‘어쩌면’에 이어 필요한 또 한 가지 단계가 있어요.”

-그게 뭔가요?

“바로 ‘어쩔 거야’ 입니다.”

-‘어쩔 거야’요?

“‘어쩌면’은 긍정을 의미하죠. 의미 없어 보이는 이 일도 내 성장에 도움이 될 거란 믿음이요. 하지만 처절히 실패하기만 할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때 필요한 게 ‘어쩔 거야’ 정신이에요. 해 보고, 안 되면 ‘그래, 나 이번엔 실패했다, 어쩔 거야’ 하는 겁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는 깔끔하게 인정하고 청산해버려야 다음 스텝이 열려요. 과거를 다 지우라는 게 아니고, 실패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다음으로 나아가자는 말입니다. 저도 실패한 적이 있어요. 과거에 HR 전문가 2천 명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강의를 제안받았어요. 그 정도 규모에, 온라인이라는 제약까지 있으니 더 걱정됐지만 ‘어쩌면’ 하고 도전했죠. 결과적으로 완전 망쳤어요. 그때 트라우마로 다시는 강연은 못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 큰 무대에도 큰 긴장 없이 서게 됐습니다. ‘이미 벌어진 일인데 어쩔 거야’하며 실패를 인정하고 고칠 점을 찾았죠. 해 보고, 안되면 깨끗이 인정하고 거기서 성장할 지점을 찾는 겁니다.”

-맞는 말씀이지만, 그런 태도로 인사 고과에 불이익을 받진 않을까요.

“좋은 지적입니다. 직원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죠. 회사의 인사 평가 시스템도 ‘성장’을 기준으로 바꿔야 합니다. 제가 비상교육에 ‘밸류업’이라는 인사시스템을 만든 것도 그런 생각 때문입니다. 기존의 인사평가제도는 평가를 ‘보상’과 연결 짓는 방식이기 때문에 반감을 사기 쉽습니다. 누구나 자신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가지를 받아 들곤 힘이 나기 보단 힘이 빠지기 쉽죠. 또 이 평가가 결국 승진자 밀어주기, 우수 평가 돌려받기, 사내 정치와 관련해 투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상이 아니라 조직에서 개인이 얼마나 어떻게 ‘성장’했는가인사평가의 핵심으로 넣었어요. 평가는 회사에 기여하는 개개인의 더 큰 성장을 위해서만 행해지는 것이죠.

-개인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하고, 그것이 회사의 성장과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들여다본다는 거군요.

“맞습니다. 평가는 성장의 목표를 향해 우리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이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를 측정가는 가이드의 역할만 하는 거죠. 나의 능력을 점수 매기려 들지 않으니 위축되지 않고, 회사가 성취를 일방적으로 평가하기보다 직원의 성장을 독려하니 존중받는 기분도 들죠. 회사와 나의 관계를 ‘윈윈하는 러닝메이트’로 재정립하게 되는 겁니다.”

-회사와 개인의 동반성장이라니, 정말 꿈 같은 말이네요.

“회사와 개인을 대립 관계로 봐선 안 됩니다. 각자의 성장이 선순환을 이루는 구조가 가장 바람직하죠. 개인이 몰입해서 일하니 자연스레 회사도 성장하고, 또 개인은 그만큼 역량과 경험치가 쌓이니 회사가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는 거죠. 저 역시 강의, 출판 등 개인적인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실은 회사와의 동반성장 덕분에 얻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회사에 뿌리를 두고 있었으니 가능한 일 아니겠어요? 제 본업이 그저 강연자였다면 지금보다 찾는 곳이 훨씬 적었을 겁니다.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하니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나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을 알 수 있고, 그 문제를 본업에서 해결해오니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팁을 주는 강연도 가능해진 것이죠.”

-회사가 개인의 성장 울타리가 되는 셈이네요.

“맞습니다. 회사라는 울타리가 답답하기만 한 틀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저는 투잡이나 이직을 꿈꿀 때도 가능하면 회사 안에서 준비를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물론, 회사에 있는 하루하루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개인으로서의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조직의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거든요. 그런 기회를 잡으라는 거죠.”

-회사는 개인에게 뭘 제공해야 할까요.

“번아웃과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 보통 직장인들의 열심히 하려는 마음, 동기는 한두 번 생긴다고 보거든요. 이걸 두 배로 늘리면 회사의 생산성도 두 배로 늘고, 직원들의 행복감도 두 배로 늘죠. 그런 마음을 담은 프로젝트가 비상교육에서 진행한 ‘우리의 믿음’이라는 프로젝트예요. 전 직원 600명에게 8개월간 ‘평소보다 조금 더 열심히 했던 일과 그 이유’를 물었어요. 그랬더니 인사 평가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죠. 직원들이 평소보다 특히 재밌었던 일, 성과 내고 몰입했던 일을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업무에 대한 열의가 다시 돌아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최윤희 CP는 HR이란 ‘사람들 마음속 동기의 불씨를 살리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단순히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하는 개인 역시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요즘 뜨는 인재가 ‘협업하는 인재’인 것처럼, 회사와 개인도 협업하는 윈윈 관계가 되는 것이다. 최 CP는 “다른 사람과, 다른 조직의 ‘동기’를 깨우는 일이 내 사명”이라며 웃었다.

저는 저 자신을 따뜻한 코치라는 뜻의 ‘온(溫) 코치’로 소개하곤 합니다. 여기서 ‘온’은 따뜻하다는 의미와 스위치를 켠다는 ‘On(온)’의 중의적 의미입니다. 제 경험이 여러 조직에 속한 많은 사람들 마음의 불과 성장의 스위치를 켜게 되길 바랍니다.”

 

최윤희 CP는

前) 비상교육 HR 전략 총괄책임

現) 비상교육 코칭 개발 총괄책임

<모든 것은 태도에서 결정된다> 저자

Gallup StrengthsFinder 인증 강점 코치, KPC 프로코치, 버크만 강사

중등 학교 정교사 자격, 코칭과 리더십 MBA 전공

일의 가치, 강점 활용 성과 전략, 코칭 리더십, 원온원, 중간관리 리더십, 확률을 이기는 전략, 동기부여와 일의 몰입, 주도성과 긍정적 문제해결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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