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 ‘교육자료’ 격하를 공언한 가운데, 교육부는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AIDT의 검정·재검정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올해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 영어·수학에 대한 AIDT 검정에 착수했다. 또 지난해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고등학교 1학년 영어·수학·정보 과목에 대한 재검정도 함께 진행한다.
수학·정보 교과서의 검정·재검정을 주관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지난 2~5일 검정 심사본 출원 접수를 마감했고, 영어 교과서를 검정·재검정하는 평가원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접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AIDT가) 지금까지는 ‘교과서’”라며 “특별히 변동된 지침이 없기 때문에 법령에 따라 법을 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교육부 장관 등 교육 관련 인선이 마무리되면 AIDT를 교육자료화하는 작업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으로 막힌 관련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차질 없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검정 절차를 진행해도 AIDT의 ‘교과서’ 지위는 어둡다는 전망이다.
AIDT 발행사 측은 검정 신청을 하면서도 AIDT의 미래에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AIDT 발행사 관계자는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로서 교육부의 (AIDT와 관련한) 고시가 법적 효력을 갖고 있는 만큼 검정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AIDT 지위와 관련해서는 “많이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이미 AIDT ‘의무 도입’을 약속했던 교육부가 올해는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교과서 채택을 정할 수 있게 하면서 일부 업체는 막대한 손해를 보고 사업부를 철수하거나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이다. 천재교육, YBM 등 일부 발행사는 채택률이 현저히 낮아 큰 손실을 보았다며 지난 4월 교육부를 상대로 행정소송까지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