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4주차 – [2026 산업 대해부] 현대차 ‘10조 투자’ 선언! 한국 로봇, 드디어 판 흔들까
작성 2026-02-28 10:00:59
업데이트 2026-03-06 10:47:07

더팁스가 만든 영상 뉴스. 더팁스가 엄선한 이슈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안녕하세요. 더이슈 차서윤입니다.

지난 22일, 현대자동차가 10조 원을 투자해 새만금 일대에 ‘로봇 허브’를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AI, 전기차, 수소,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인 SDV 등 미래 산업 분야에 2030년까지 총 125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그 이후, 처음으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밝힌 거라, 이번 발표는 의미가 큽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는 ‘로봇’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해야 합니다.

AI, 수소, SDV… 언뜻 보면 주목받는 미래 산업을 모두 추진하겠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전략의 중심에는 결국 ‘로봇’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더이슈에서는 올 한 해, 대한민국 로봇 산업이 어디로 향하게 될지 짚어보겠습니다.

 

현대차, 왜 로봇인가

자, 시작을 현대차 이야기로 했는데요.

지금 우리나라 로봇 산업을 이야기할 때 현대차를 빼놓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보겠습니다.

혹시 “자동차 만드는 회사가 왜 로봇 사업을 하지?” 이런 의문, 안 드시던가요?

로봇을 단순히 하나의 제품군으로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현대차의 시각은 다릅니다.

그들이 로봇에 사활을 거는 데엔, 단순히 완성차 판매를 넘어서 모빌리티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야심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피지컬 AI’입니다.

이는 AI가 디지털 세상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물리적인 힘을 갖추고 현실 세계에서 작동하는 기술을 말하는데요.

자동차도 따지고 보면 피지컬 AI의 대표적인 산물입니다.

그래서, 본래 ‘완성차 제조 기업’인 현대차가 피지컬 AI를 활용해 모빌리티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관련 생산 공정의 효율화에도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운 겁니다.

새만금 일대에 로봇 허브를 조성하겠다는 것도 로봇을 포함한 피지컬 AI 기술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인 거고요.

현대차는 올해 초 CES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중국에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온 대한민국 로봇 산업의 구겨진 자존심을 어느 정도 회복시켜주는 순간이기도 했죠.

 

기대 속 드러난 기술 격차

그런데요, 현대차의 새만금 투자 계획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그날, 한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다소 상반된 소식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제출한 ‘2024년도 기술 수준 평가 결과안’에 따르면,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과 비교한 한국의 2024년 기술 격차는 2.8년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중국의 2.1년과 비교해 0.7년 더 뒤처진 수준이며 2년 전보다 0.5년 더 벌어진 수치입니다.

그간 국내 기초과학기술 육성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는데 그로 인한 결과가 이제 수치로도 드러나기 시작한 셈입니다.

로봇 산업은 전자, 통신, 물리, 반도체, 화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 기술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그래서 현대차의 대대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사람 닮은 로봇’이 정답일까

좀 더 깊이 들어가보겠습니다.

현재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건 휴머노이드, 즉 사람 형태의 로봇입니다.

그러나 글로벌 전문가들 사이에선 “로봇이 꼭 사람 모습일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미국의 로봇 정책 수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미국 UC샌디에이고의 헨리크 크리스텐센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새로운 형태로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투자도 많이 집행되기에 주목받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로봇이 꼭 인간의 형태일 필요는 없다”면서 “인간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역할에 맞춘 로봇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하의 날씨에 야외에서 용접 작업을 하는 건 사람에게 매우 힘든 일이니까, 이런 환경에 특화된 로봇이 필요할 거고요.

고령화 사회에서는 노인의 투약을 관리하거나, 간병 중 체력적으로 힘든 일을 보조할 수 있는 로봇이 필요하겠죠.

즉, 중요한 건 ‘형태’가 아니라 역할에 맞는 ‘기능’이라는 겁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형태와 소재, 목적을 가진 로봇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서울대에서는 최근 가정에서 기능할 수 있는 유연한 소재의 소프트 로봇이나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주력하는 연구팀이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NC소프트, 게임 데이터로 피지컬 AI 학습

더 재밌는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리니지’로 잘 알려진 게임 회사, NC소프트 이야기입니다.

게임 회사가 로봇과 무슨 관련이 있을까 싶으시죠.

NC소프트는 이미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설립하고, 피지컬 AI의 핵심 기술인 ‘월드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고요. 이를 게임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NC소프트가 주로 개발해온 MMORPG, 즉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서는 수많은 실제 인간 유저들이 복잡한 상황 속에서 협력하고 경쟁하며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는 실제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담고 있죠.

오히려 현실에서는 윤리적·물리적 한계로 실험하기 어려운 상황도 연출할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피지컬 AI를 학습시키는 데 매우 유용한 재료가 되는데요.

이런 발상으로 시작된 겁니다.

로봇 산업이 얼마나 다양한 방향에서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죠.

 

로봇 산업 이슈 ① 노사 갈등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로봇 산업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대표적인 게 첫째, ‘노사 갈등’입니다.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는 이미 예전부터 있어 왔죠.

현대차에서도 아틀라스 공개 직후 노조와 사측이 충돌하며 갈등이 불거졌고, 아직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노동계 주요 안건으로 ‘로봇과 AI’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논의에 노동자 단체를 참여시켜서, 이들이 로봇 도입과 관련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 속에, 오는 5월 1일은 62년 만에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바뀌는 날입니다.

이를 기념해 정부가 노사정 공동 기념행사를 제안했지만 한국노총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반면, 기술 도입 자체에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하다가는 오히려 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친재계 성향의 싱크탱크인 정보기술혁신재단(ITIF)은 한국의 AI 논쟁이 실제 데이터보다 과도한 공포에 기반한다고 지적하면서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감소가 아니라 생산성 정체, 즉 경기 침체 영향이 크다고 주장하는데요.

즉,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국내 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니, 적극적으로 로봇을 도입해서 생산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 등을 막고 부가가치를 확대해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을 수 있다는 거죠.

 

로봇 산업 이슈 ② 글로벌 통상 환경

둘째, 글로벌 정세 또한 눈여겨봐야 합니다.

지난 2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대해 관세 15% 부과를 발표하면서 또 한번 글로벌 경제가 발칵 뒤집혔는데요.

물론 이미 큰 틀의 협상을 마친 우리나라의 경우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관세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계속해서 작용하는 ‘불확실성’은 로봇을 포함한 경제, 산업계 전반에 큰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으로선 ‘선방’이란 평이 우세하지만, 세수 확보에 혈안이 된 미국 정부가 향후 로봇세나 AI세 등을 도입할 경우 우리나라 로봇 산업 발전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로봇 산업 이슈 ③ 인프라 확보

여기에 셋째, 지난 더이슈에서 언급했던 데이터센터, 전력, 실물 반도체 등 관련 산업의 인프라 확보도 큰 영향을 끼칠 예정입니다.

AI와 로봇에 해당 분야가 필수적인 건 더 말할 것도 없죠.

이번 현대차가 내놓은 새만금 글로벌 로봇 허브 아젠다에도 대규모 데이터 센터 조성이 포함돼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도 “전력과 반도체를 포함한 AI 인프라를 확보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그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호황은 오히려 더 큰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로봇 산업의 미래를 보려면 전력이나 반도체 등 관련 분야의 이슈도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로봇이 우리 삶 속에 들어오는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 속도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또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더이슈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자료조사 : 더팁스 편집국
리포팅 : 차서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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