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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필수품 가격의 부담
한 달에 만 4000원. 친환경·유기농 제품은 2만 4000원. 탐폰, 진통제 등을 포함하면 3만 7300원.
가임기 여성이 매달 지출해야 하는 금액입니다.
한국의 생리용품 월평균 지출액은 조사 대상 107개국 중 3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죠.
대략 2만 원 안팎, 커피 서너잔 값이 부담이냐고요?
지갑이 가벼우면 커피를 안 사 마시면 되지만 생리대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직장을 다니고 소득이 있는 여성들은 그 정도는 지불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취약계층은 어떨까요.
이전 교복 편에서 봤듯이 필수재 시장에서는 늘, 가격을 잡기 위한 정부의 개입과 이익을 취하기 위한 상혼이 맞섭니다.
상혼 2탄 생리대 편입니다.
◇‘깔창 생리대’ 이후…생리대 가격 논란의 시작
2016년, ‘깔창 생리대’ 사건 기억하시죠? 당시 시장 1위인 유한킴벌리가 생리대 가격을 최대 20% 인상하겠다고 하자 일부 저소득층 여학생들이 깔창이나 휴지로 생리대를 대신하고 있다는 사연이 보도됐습니다.
논란은 빠르게 커졌고 결국 국정감사에 생리대 업체 대표들이 소환되기까지 했습니다.
논쟁이 커지면서 국내외 생리대 가격 비교도 이어졌습니다.
당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중형 생리대는 개당 331원.
일본이나 미국보다 40% 이상 비쌌고 덴마크보다도 2배 이상 비싼 걸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섰습니다.
업체들은 당연히 억울하다고 했겠죠.
뭐가 억울했을까요? 세 가지 이유를 들어서 항변합니다.
첫 번째,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원가 상승이 불가피했다.
두 번째, 편의점이나 마트 등을 통해 유통하는 과정에서 마진이 붙는다.
실제로 36개가 든 생리대 한 팩이 2445원에 납품됐지만 소비자 판매가는 8990원,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던 사례도 확인됐죠.
세 번째, 국내 시장 규모가 일본이나 미국보다 작기 때문에 단순 가격 비교는 어렵다.
이렇게 항변하더라고요.
문제는, 상위 3개사인 유한킴벌리, LG유니참, 한국P&G의 시장 점유율이 2010년부터 꾸준히 75%를 넘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들까지 들고 일어섰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배적 사업자들이 시장 지위를 이용해 폭리를 취한 것 아니냐고 의심했죠.
유한킴벌리가 7년 동안 단행한 가격 인상 140건 중 리뉴얼, 신제품 가격 인상이 102건입니다.
기존 제품 가격 인상은 평균 4%인데, 리뉴얼, 신제품은 평균 8.4%.
20% 이상 인상한 경우도 다섯 번 이상, 한 번은 77.9%나 올린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는 무혐의였습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요?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기존 제품의 가격 변경의 경우만 규제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부는 2007년에 신제품이나 리뉴얼 제품의 가격 변경도 규제에 포함시키려 노력했지만 당시 재계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또 당시 공정위 조사는 생리대 업계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게 아니라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의 폭리 여부를 경쟁사들과 비교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즉, 업계 전반의 담합이나 폭리 구조에 대해서 따질 수 없는 조사였던 거죠.
또, 관련성을 단정할 순 없지만, 다음해 검찰이 공정위 간부가 유한킴벌리에 특혜성으로 채용됐단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후 담합 조사 과정에서는 담합 자진신고 감면제도, 이른바 ‘리니언시’를 활용해 본사는 면죄부를 받고, 대리점은 과징금 처벌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결과를 두고, 단순히 “적발되지 않았으니 담합은 없었다”라고 볼 수 있을까요?
결국 이 사건이 명확한 결론 없이 마무리되는 바람에 공정거래법 시행령 역시 고쳐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가격 논란 속 정부의 대응
깔창 생리대 사건 이후 정부와 시민단체는 저소득층 여학생에게 생리대를 지원하기로 하며 대응합니다.
업계의 가격 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로 인해 고통받는 취약계층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세금과 민간 기부가 투입되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2026년 2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생리대 가격이 여전히 OECD 평균보다 약 39% 높다며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기로 합니다.
그리고 3월,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여성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필수재 시장에서 정책과 시장의 줄다리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쩌면 당연한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기업도, 정부도 고민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먹고 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또 다른 필수재, 밀가루 가격 이야기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더이슈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자료조사 : 더팁스 편집국
리포팅 : 차서윤 아나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