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팁스가 만든 영상 뉴스. 더팁스가 엄선한 이슈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더이슈의 차서윤입니다.
여러분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거리 곳곳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내는 장식물들로 가득합니다.
트리를 비롯해 전구, 인형, 양말 같은 오너먼트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죠.
참 아름답고 성스러운 풍경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이 아름다운 장면 뒤에 숨은, 조금은 불편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런 생각 해본 적 없으신가요?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대체 이 장식들은 다 어디로 갈까?’
네, 오늘의 주제는 ‘메리 플라스틱 크리스마스’입니다.
‘예쁜 쓰레기’라는 말 들어보셨죠? 보기엔 예쁘지만 실제 효용은 다소 부족한 제품들을 농담처럼 부르는 말인데요.
대표적인 예쁜 쓰레기가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입니다.
분명 아름답고, 우리 눈을 즐겁게 해주지만 실질적인 쓰임은 크지 않죠.
그런데 여러분, 아름답게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가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거 알고 계셨나요?
진짜 나무를 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 때문입니다.
살아있는 나무를 트리로 쓰려고 베기에는 거부감이 들어서도 있겠지만, 진짜 나무보다 플라스틱이 압도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죠.
진짜 나무를 트리로 활용하려면 트리 본체 구매에만 수십만 원은 써야 하고요. 무게가 나가니 운송비도 올라갑니다.
반면 플라스틱 트리는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단돈 몇만 원에도 구매가 가능하죠.
그리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진짜와 큰 차이도 없는데다가, 가벼워서 운송비도 줄어듭니다.
이러한 플라스틱 트리가 바로 ‘메리 플라스틱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입니다.
◇트리, 플라스틱 덩어리 ‘예쁜 쓰레기’
영국의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에 따르면 2m 높이의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 한 개가 만들어져 폐기될 때까지 나오는 온실가스 양은 약 40kg입니다.
나무 한 그루가 1년에 흡수하는 이산화탄소가 5~6kg인데요.
트리 하나를 만들 때마다 한 해에 나무 8그루가 필요한 양의 탄소가 배출되는 겁니다.
“나는 한 번 사서 몇 년째 쓰는데?”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플라스틱 트리의 탄소 배출량이 일반 나무의 탄소 배출량보다 줄어들려면 6년 이상은 쭉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에 만드는 과정과 운송, 폐기까지 모두 고려하면 최소 7년에서 20년 이상은 써야 비로소 재사용 효과가 나타납니다.
그럼 진짜 나무를 쓰면 어떨까요? 진짜 나무로 만든 트리의 탄소 배출량은 3.5kg으로 플라스틱 트리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근데 이 문제도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나무 트리는 생목, 즉 살아있는 채로 쓰이기 보다는 베어서 쓰이기 때문인데요.
트리의 크기가 되려면 7년 이상은 키워야 하는데, 베어버리게 되면 이 나무가 7년간 흡수해온 탄소는 물론, 베이지 않았다면 계속 흡수했을 탄소량까지 잃게 되는 셈입니다.
또 다른 문제도 있습니다.
인조 트리 대부분이 해외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세계 최대 인조 트리 수출국은 중국이고요.
수출 과정에서 선박과 대형 화물 트럭의 운행으로 많은 탄소가 배출됩니다.
값싸고 다양한 트리가 우리 마음을 밝혀주기까지, 지구가 꾸준히 그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겁니다.
트리가 나무만 있다고 완성되지는 않죠.
트리 장식에 쓰는 알전구, 오너먼트들도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많은 쓰레기를 발생시킵니다.
또 반짝반짝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위해서 꼭 쓰이는 글리터, 반짝이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이 반짝이, 보기엔 예쁘지만 사실 미세 플라스틱입니다. 보통 5mm 미만의 플라스틱을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류하거든요.
반짝이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뒤 그 위를 알루미늄으로 코팅하고, 다시 플라스틱을 입히는 식으로 제작됩니다.
입자가 작아서 재활용도 어렵고요. 모두 쓰레기가 됩니다.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은 이미 수없이 지적돼 왔습니다.
뉴질랜드 마세이대학에서 지난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해양에 떠도는 플라스틱 양은 27만톤에 달하고, 그 중 92%가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합니다.
커다란 폐기물은 건지거나 주울 수라도 있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 곳곳에 그대로 쌓이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미세 플라스틱은 환경적으로도 안 좋지만 사람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바다나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결국 사람 몸에 쌓인다는 연구도 많죠.
이미 거의 10년 전인 2016년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해양 생물 유라시아 농어가 먹이보다 미세 플라스틱을 더 많이 섭취하고,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플랑크톤조차 미세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결국 물고기를 먹고 물을 마시는 우리 인간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세계자연기금(WWF) 발표에 따르면 현대인은 매주 신용카드 한 장 분량의 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하고요.
이게 우리 몸에 꾸준히 쌓여 각종 질병을 유발합니다.
크리스마스의 어두운 면을 말하자면 잊지 못할 ‘인생샷’을 만들어주는 크리스마스 조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어둡고 깜깜한 겨울 하늘을 밝히는 화려한 조명들은 ‘빛공해’가 되거든요.
밤이 어두운 건, 나무를 비롯한 동식물들이 잠을 자기 위해서인데, 지속적인 조명은 야간 시간대 동식물의 휴식을 방해합니다.
그리고 나무가 제대로 쉬지 못하면, 이는 곧 인간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요.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심지 내 나무에 야간 조명을 설치하면 나무의 탄소 저장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나무가 밤으로 인식을 못해 야간 호흡량이 늘어나고, 그러면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거죠.
◇해외 곳곳 규제 나와
너무 힘 빠지는 이야기만 했나요? 다행히 세계 곳곳에서는 이와 관련된 해법들을 찾으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가장 적극적인 ‘퇴출’ 요구를 받는 건, 반짝이입니다.
미국은 2015년에 ‘마이크로비즈 청정 해역 법안’을 통과시켜 반짝이와 같은 마이크로비즈가 포함된 세정용 제품 판매를 금지했는데요.
이 법에 따라 2017년부터는 마이크로비즈가 함유된 제품의 생산과 수입이 전면 금지됐으며 2018년부터는 기존 제품의 판매도 중단됐습니다.
또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에서도 마이크로비즈 판매가 금지됐죠.
아직 반짝이를 전면 금지한 나라는 많지 않지만, 미세 플라스틱의 유해성만은 많은 곳에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명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곳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움브리아주에서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친환경 LED와 태양광을 사용해 전력 사용량을 줄였습니다.
또,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살리되 플라스틱이나 나무는 최소로 사용하는 ‘대체 트리’를 쓰는 움직임도 늘고 있습니다.
천, 책, 폐목재 등으로 트리 모양을 만들어 쓰는 건데요.
집에 있는 책을 트리 모양으로 쌓은 사람, 사다리를 서로 기대 트리 모양을 만든 사람, 폐목재로 트리 모양을 만들어 장식한 경우 등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들이 인터넷상에서 ‘얼터너티브 트리’라는 이름으로 공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리를 12월에만 사서 쓰고 버리는 용품이 아니라 아예 1년 내내 키워보는 재미있는 환경친화 상품으로 개발한 곳도 있고요.
인도 바도다라에서는 이런 친환경 트리로 거리를 꾸민 커플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카드상자, 옷, 빨대 등을 활용해서 트리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정 버려야 한다면 친환경적인 방법을 활용하라고 안내하고 나선 곳도 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연휴가 지난 후 시민들에게 정해진 일자에 정해진 곳에 트리를 배출하라고 안내했습니다.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트리를 수거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재활용했는데요.
특히 아까운 나무 트리가 그냥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습니다.
트리의 배출 시간과 수거 가능한 트리의 특징까지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시민들에게 배포했습니다.
◇반짝이 사용 자제하고 트리 재사용, 중고 구매해야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크리스마스 분위기 자체를 죄악시할 순 없겠죠.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면서, 조금이라도 영향을 덜 주는 ‘메리 레스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어떠신가요?
일단 가장 쉬운 건 새로 사서 쓰기보다는 있는 트리와 오너먼트를 재사용하는 겁니다.
돌아오는 유행에 따라 새로운 걸 자꾸만 사기보다, 잘 보관해두고 오래 써봅시다.
트리의 재사용 수명 7년을 넘어 20년까지,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만약 트리가 새로 필요해졌고, 마음에 드는 오너먼트가 없어서 꼭 사야 한다면 집에 있는 다른 제품을 활용하고, 최대한 친환경 소재로 된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나, 지겨워진 인형이나 키링, 다른 곳에 쓰던 장식품들을 트리에 달아서 색다른 분위기로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또, 앞서 언급한 ‘대체 트리’를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책이나 폐목재 등으로 친환경 대체 트리를 만들면서 가족, 혹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과도한 플라스틱으로 트리나 공간을 꾸미고, 폐기물을 마구 발생시키는 대기업이나 지자체에 폐기 과정을 친환경적으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양한 장식과 트리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건 좋지만, 처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예쁜 쓰레기만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라며 목소리를 내본다면 친환경과 ESG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들 중 분명 응답하는 곳이 있을 겁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포기 못한다면, 적어도 뒷처리는 제대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거죠.
너무 어려운 일 같다고요? 나 혼자 목소리를 내봤자 뭐가 변하겠냐 싶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변화를 이끈 사례도 있습니다.
한때 즉석밥 용기가 재활용되는 줄 알고 시민들이 열심히 씻어 배출했지만, 사실은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었죠.
이후 시민들의 문제 제기와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CJ제일제당은 별도의 재활용 플랫폼을 만들고, 수거된 용기를 재활용 업체와 계약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활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우리의 목소리가 모이면 기업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크리스마스는 분명 아름답고 의미있는 날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이 아름다운 순간들이 지구에 어떤 흔적을 남기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크리스마스는 조금 덜 반짝이지만, 조금 더 오래 지속되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메리 레스 플라스틱 크리스마스입니다!
더이슈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자료조사 : 더팁스 편집국
리포팅 : 차서윤 아나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