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4주차 – ‘범죄 해방구’ 캄보디아, 살인을 넘어 ‘국가 안보’를 겨누다
작성 2025-10-25 12:18:35
업데이트 2025-11-26 09:32:36

더팁스가 만든 영상 뉴스. 더팁스가 엄선한 이슈를 깊이 있게 전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더이슈의 차서윤입니다.

구타, 전기 고문, 독방 감금, 그리고 성폭력.

영화에서나 봤던 일들이 지금 이 순간 캄보디아에서 대한민국 국민에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UN마저 비인도적 학대라고 공식 경고했죠.

어쩌다 캄보디아가 한국인 대상 범죄에 해방구가 된 걸까요?

오늘 더이슈에서는 잇따른 죽음 뒤에 숨겨진 거대한 ‘검은 커넥션’을 추적합니다.

초국가적 범죄 조직과 캄보디아의 부패한 권력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자국민을 외면한 우리 외교 시스템의 민낯.

이 문제의 구조적 원인을 심층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골든트라이앵글’에서 ‘시아누크빌’로… 거대 ‘범죄 공장’의 탄생

이번 사태는 캄보디아의 범죄 지형 변화에서 비롯됐습니다.

최근 발생한 피살 사건들은 캄보디아의 거점을 둔 중국계 온라인 범죄 조직과 깊이 연관되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데요.

본래 태국, 미안마, 라우스 접경지대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에 밀집해 있던 이들 조직은 최근 태국과 중국의 강력한 단속을 피해 캄보디아 남부 해안 도시인 시아누크빌과 바벳 등으로 거점을 옮겼습니다.

이곳은 중국계 자본이 세운 거대 카지노와 리조트를 가장한 범죄 공장으로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입니다.

이곳에서는 온라인 도박, 보이스 피싱, 로맨스 스캠 등이 조직적으로 운영되고 있죠.

문제는 이 범죄에 다수의 한국인이 중간 관리자나 행동 대원으로 포섭되있다는 점입니다.

‘월 1000만 원’의 고수익 해외 취업이라는 미끼의 속아 현지에 도착하면 여권을 빼앗기고 감금과 폭행을 당하며 범죄에 가담하게 됩니다.

이 거대한 수용소 안에서 발생하는 이권 다툼이나 조직 내 배신, 금전 갈등 혹은 탈출 시도는 곧바로 잔혹한 사적 제재나 청부 살인으로 이어지는데요.

이번 20대 대학생 고문 사례 사건 역시 그 수법의 잔혹성으로 미루어, 이들 범죄 조직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범죄를 비호하는 부패 권력과 ‘검은 ODA’ 유착 의혹

그렇다면 이 국제 범죄 조직이 어떻게 한 나라의 주권을 무시하며 활개칠 수 있는 것일까요?

근본적 원인은 훈센 전 총리부터 훈 마넷 총리로 이어지는 캄보디아 장기 독재 권력의 극심한 부패에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 부패 인식 지수에서 캄보디아는 매년 아시아 최하위권을 맴돕니다.

언론에 따르면 범죄 조직들은 현지 군경과 고위 관료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며 비호를 받고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 살인도 덮을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한 범죄자의 도피처가 된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부패의 고리를 끊어야 할 우리 정부의 공적 개발 원조 즉 ODA 자금마저 검은 유착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김건희 씨의 캄보디아 방문 이후 불거진 특정 사업 특혜 의혹이나 통일교 등 일부 종교 단체가 ODA 사업을 매개로 현지 권력 층과 유착했다는 의혹은 이러한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선한 영향력을 내세운 원조가 캄보디아의 부패한 시스템에 악용돼 오히려 자국민을 위협하는 범죄의 토양을 다지는데 일조한 것 아니냐는 뼈 아픈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캄보디아의 ‘적반하장’…ODA 중단·국제 공조로 압박

상황이 이토록 심각하지만 캄보디아 정부는 협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현지 교민 보호와 범죄 공조를 위한 코리안 데스크 설치 요청 역시 사법 주권 침해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죠.

또 현지에선 이번 사태가 한국 정부 책임이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우리 정부가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 경보를 격상하자 현지 한국 관광 가이드 협회장은 프놈펜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범죄와 관광을 구분하지 않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할 일은 자국민에게 온라인 사기에 전형적인 수법, 특히 고액 일자리 제한을 미끼로 한 사기, 그리고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을 더 잘 교육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캄보디아 내무부 대변인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기 사건은 캄보디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심각한 범죄가 벌어지는 나라들도 있다며 피해를 본 한국인의 감정을 이해하지만 캄보디아 역시 범죄의 피해자였다는 점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국계 범죄 조직의 영향력 아래에 놓인 캄보디아 지배층의 현실을 보여줍니다.

한편 골든 트라이앵글 문제와 캄보디아 국경 분쟁으로 고심해온 태국은 이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태국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이번 캄보디아 사태의 심각성을 공유하며 해당 스캠 조직의 근절을 위해 양국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러한 외교적 공조와 더불어 일부 정치권 인사는 캄보디아에 대한 ODA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부패한 권력에 돈줄을 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죠.

이러한 정부와 정치권의 동시 다발적인 움직임은 캄보디아발 범죄를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닌 국가 안보 차원의 위협으로 인식하고 보다 강력한 외교적 압박이 필요하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고하니 훈계만”…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졌다

하지만 무엇보다 뼈 아픈 대목은 위기에 처한 자국민이 기댈 최후의 보루여야 할 우리 대사관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캄보디아 교민 사회에서는 범죄 피해를 신고하러 갔다가 오히려 훈계를 들었다, 근무 시간 외에는 지원이 어렵다는 안내에 절망했다는 등의 증언이 있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캄보디아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현지 사정에 어둡고 임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순한 보직의 한계, 본국의 눈치만 살피며 현지 정부와의 마찰을 극도로 꺼리는 복지부동 그리고 마치 국민 위에 군림하는듯한 뿌리 깊은 관료주의가 자국민에게 가장 불친절한 공관이라는 오명을 만들었습니다.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가 탈출한 피해자가 목숨을 걸고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도 현재 수사 조건 문제라 개입이 어렵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하는 사이 또 다른 피해자가 이국땅에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국격 회복의 3대 해법: ODA 레버리지·국제공조·외교부 개혁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6위 수준의 군사력을 보유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자국민이 해외에서 참혹하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반복됨에도 ODA 자금으로 되려 캄보디아를 지원하는 현실은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 정부의 근본적인 대응 변화가 필요합니다.

첫째, ODA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포함해 실질적인 외교적 조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캄보디아 정부가 자국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소탕과 한국인 범죄자 송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을 경우 모든 공적 원조를 중단하거나 재조정할 수 있다는 조건부 원칙을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둘째,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과의 다자간 안보 협력을 통해 캄보디아를 압박해야 합니다.

캄보디아발 온라인 범죄를 초국경 마약 범죄에 준하는 국제적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합동 수사 및 정보 공유를 통해 캄보디아의 범죄 은신처를 고립시켜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외교부의 고질적인 관료주의를 타파해야 합니다.

재외공관의 제1임무는 국민 보호임을 명확하고 현지 법과 언어의 능통한 인력을 교민 보호 담당관으로 전진 배치하며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는 공관장에게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캄보디아 참사, 이제는 국가가 행동으로 지켜야 할 때

캄보디아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젊은 대학생의 참담한 죽음은 단순한 해외 토픽이 아닙니다.

이는 부패한 권력과 결탁한 초국가적 범죄 그리고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국가의 보호망이 빚어낸 사회적 참사입니다.

이와 연루되어 한국으로 송환된 피해자들은 가해자이기 이전에 피해자였을 수도 있지만 법의 심판은 반드시 한국에서 받도록 하는 것 또한 국가의 책무입니다.

국민의 고통스러운 절규와 눈물에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합니다.

국가가 우리를 지킨다는 헌법의 그 숭고한 약속을, 이제는 차가운 글자가 아닌 따뜻한 손길과 적극적인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때입니다.

더이슈 마칩니다.

고맙습니다.

자료조사 : 윤수안 에디터
리포팅 : 차서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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